
언젠가 읽을거라 생각했던 사놓은 책 중 하나인 모순을 삼일절 공휴일 연휴를 맞아 읽게 되었다. 첫 장을 읽을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들었는데 첫 문단을 읽자마자 아 가볍게 여길 소설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누워서 읽기를 멈추었다.
그리고 날이 밝았을 때 이 책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 뒷장 작가노트의 바람대로 나는 그런 독자였다. 그리고 내가 읽은 양귀자 첫 소설이었다.)
글이 쓰인 1990년대 배경은 현재 2025년에도 많이 닮아 있다.
두 남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펼치던 안진진은 결국 마음이 끌리는 사랑보다는 현실을 택한 것.
하지만 그것도 어쩌면 사랑의 다른 모양일 수도 있겠다.
우리들은 남이 행복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행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언제나 납득할 수 없어한다.
하지 않아도 될 말들을 부득불 해가면서 살아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아껴서 좋은 것은 돈만이 아니었다. 어쩌면 돈보다 더 아껴야 할 것은 우리가 아무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이었다.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철이 든다는 것은 말하자면 내가 지닌 가능성과 타인이 가진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에 다름 아닌 것이었다.
인생이란 때때로 우리로 하여금 기꺼이 악을 선택하게 만들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 모순과 손잡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주리는 정말 조금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나도 세월을 따라 살아갔다. 살아봐야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직 나는 그 모순을 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다. 삶과 죽음은 결국 한통속이다. 속지 말아야 한다.
살아있는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죽기 전에는 아무도 인생의 보잘것없는 삽화들을 멈추게 하지 못한다. 우리는 크고 작은 액자 안에 우리의 지나간 시간들을 걸어놓으며 앞으로 앞으로 걸어간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우이독경. 사람들은 모두 소의 귀를 가졌다.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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