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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2023

올해의 미숙 - 정원

by memorize_ 2023. 6. 19.

올해의 미숙
정원 글그림 | 창비 | 2019년 02월 18일

 

 

지금은 볼 수 없는 가족의 형태지만

70-80년대 아니 어쩌면 90년대까지는 볼 수 있었을거 같은 흔한 가족의 형태.

아빠는 가정을 책임지지 않지만 권위적으로 폭력적이며 자신의 꿈만을 쫒는 이기적인 사람.

엄마는 그런 아빠를 대신해 가정을 꾸리지만 애들한테는 차가운 사람.

언니는 어쩌면 그런 가족에 질려서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 그리고 아버지를 닮아 폭력적인 사람.

나는 이름처럼 미숙한 사람....

 

주인공 미숙은 꼭 "미숙아"라고 불린다.

"미숙이"도 아니고 "미숙아" "정미숙"도 아니고 "미숙아"

언니한테 친구들이 꼭 "미숙아"로 부른다고. 그것이 기분이 나쁘다고 얘기하지만

언니는 그게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말할 대상이 언니 밖에 없어 언니에게 항상 의지하지만 언니는 의지가 되어 주지 않는다.

 

가족의 폭력에 항상 노출 되어있던 미숙이는 전학 온 친구 재이를 만난다.

재이와의 관계에서 우정 혹은 그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결국 재이도 미숙이를 다른 친구들처럼 여기기 시작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수직, 상하 관계... 이건 사회성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은 자퇴를 하고 독립을 준비한다.

어쩌면 인과응보 같은 결말이지만 아빠는 뼈가 녹는 병인 골수종으로 죽고 언니도 아빠를 닮아 유전적으로 골수종에 걸린다.

그 과정에서 사랑도 알게 되고 아빠의 장례도 치르고 하면서 어른이 되어간다.

 

미숙한 나에서 성숙한 나로 되어가며

스스로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주인공 미숙으로 그렇게 끝난다.

 

 

오랫동안 상처 받은 것들에 대해 스스로 치유 하는 과정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내내 마음이 쓰이는 작품이었다.